일상과 환상
by 유신
첫 디지털 카메라 - Kodak z1275


*쓰다보니 좀 길어졌네요.


  제가 카메라가 없는 고로, 카메라를 사용할 일이 있으면 친구의 것을 빌려서 쓰곤 했습니다. 그 외의 것들은 폰카에 의존했었죠. 이번에 일본으로 여행을 갈 때도 친구의 카메라를 빌려서 갔었습니다. 후지필름의 하이엔드 디지털카메라로, 외관상으로는 DSLR처럼 생긴 놈이었습니다. 그 카메라를 어깨에 매고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게 카메라가 참 무겁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불편하기도 했었죠. 손에 들고 다니거나 간단히 주머니 같은 곳에 넣어 다니던 다른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여행은 똑딱이와 함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행도 이미 다녀온 마당에 어느날 문득 '아, 나도 카메라가 있어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디카 있으면 좋지', '디카 사고 싶다'가 아니라 '있어야 겠구나'였습니다. 허나 자금의 여유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에 신품 구입은 꿈도 못 꾸었고 중고 거래 사이트를 기웃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생각하고 있던 기종은 후지필름의 F30이었습니다. 일본에 같이 갔던 친구의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고 있을 때 녀석이 해줬던 말이 생각났었기 때문이었죠. 친구 녀석 기종의 상위 모델로 '명기'라 불린다고 하더군요. 사실 후지필름의 카메라에 꽤 익숙해져 있어서, 게다가 일본여행에서 익힌 반수동 모드인 A/S 모드에 재미를 들린 참이라서 F30의 매물이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매물은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선택의 폭을 조금 넓혀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친구 녀석에게 도움을 청했죠. 친구 녀석은 '코닥의 V705가 괜찮다' 라는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듀얼렌즈를 탑재하고 있고 23mm의 광각 렌즈라서 시원한 풍경을 찍을 수가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사실 저는 작년 여름에 디카를 구입하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계절학기 수업으로 "시를 읽고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사진으로 찍어오기"가 과제였는데 카메라가 없었던 저는 그 이미지를 찍어내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아무 사진이나 대충 찍어서 제출했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비웃음이 섞인 학우들의 웃음감이 되었죠. 그 때 좀 속이 상해서 디카를 사려고 다x와 사이트를 광클[...]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유자금이 없어서 결국 포기했었죠.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그 때 사려고 했던 것이 '코닥 제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왜 하필 코닥이냐 하면.. 화사하다고 해야되나? 그런 색감이 마음에 들었었고, 제법 인상깊게 봤던영화 '무지개 여신'에서 우에노 쥬리가 '코닥'을 사용했었던 것 같은 기억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뜬금없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좋다꾸나 하며 검색 시도. 듀얼렌즈, 23mm의 광각렌즈 뿐만 아니라 2-3장의 사진을 자동으로 이어붙여주는 '파노라마'기능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헌데 v705의 중고 거래가가 제법 높게 형성이 되어 있어서 코닥의 다른 제품군으로 시선을 돌리게 됩니다.
  그렇게 발견한 것은 C875. 수동 모드를 탑재하고 있고 이 제품 또한 '명기'로 소문나 있더군요. 이제 F30과 C875 둘 중에 하나만 매물로 나오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그런데 씨가 마른 것인지 구하기가 좀 어렵더군요. 출시년도가 조금 오래된 탓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두 제품의 상위 기종을 알아봐야 했습니다.

  XD메모리를 고집하던 후지필름이 SD메모리와 호환되도록 만든 F50fd와 Z1275에 관심이 갔죠. F50fd의 경우는 확실히 F30의 상위 기종이라는 느낌이 드는 스펙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여러모로F30에서 업그레이드 되었죠. 하지만 그만큼 중고거래가가 높았습니다. Z1275는 C875와 굉장히 유사한 디자인을 갖고 있어서 상위 기종으로 오인 했었는데 제품군이 다릅니다. 뭐, 그래도 강력해진 파노라마 기능에다가 M모드 지원이 마음에 들더군요. 1200만 화소는 사실 별로 큰 고려대상은 아니었습니다. 600만 화소만 넘어도 제 분에는 넘치다고 생각해서.
  코닥의 배터리는 후지필름보다 조루[...]라서 배터리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는 평이 많더군요. 그래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자 되도록 AA사이즈의 배터리가 들어가는 제품을 골랐습니다. 디자인에 대해서는 언젠가 또 언급을 하게 될 것 같은데, 저는 굉장히 클래시컬하고 우직한 디자인을 선호합니다. Z1275에 대한 평 중에 디자인이 너무 대륙스럽다는 말이 많던데, 제 눈에는 좋기만 합니다. [리뷰를 통해서 봤을 때는..]

  결국 코닥 Z1275로 최종 결정. 구입까지도 일사천리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카메라를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되게 작더군요. 조금 더 커도 되었을 텐데 말입니다. 전원 버튼이나 셔터도 작다보니 약간 불편한 감도 느껴집니다. 예상한 것처럼 LCD의 화질은 구리고, 이게 메모리 카드 때문인지 사진 촬영 후 저장 속도가 좀 느립니다. 많이 써본 후지필름 제품이 아니라서 촬영 모드들도 굉장히 낯설고, 손떨림방지가 안되어서 god damm; 그리고 M모드의 조리개 조절도 겨우 3단계 밖에 안되더란...
  그래도 계속 만지작 하다보니 대충 감이 오네요. 손떨림은 극복해 나가야 할 큰 산이니 거시적으로 바라보기로 하고[...], 제 첫 디카와 앞으로 친해지면서 사진을 잘 찍게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두서 없이 "우왕ㅋ굳ㅋ 저 디카 샀음 늅늅. 돈 없어서 중고로 샀고, 파노라마 때문에 코닥 샀음." 이렇게 쓰려고 했던 글이 굉장히 길어졌네요; 정상 작동이 되나 테스트 할 겸해서 찍은 사진 2장 올리며 졸문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파노라마 기능 테스트. 좋군요.

  
  과일 간식 복숭아. 붉은 색의 느낌이 마음에 듭니다.
  

 


by 유신 | 2009/09/01 20:33 | 나루 | 트랙백(1) | 덧글(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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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Yusin's Engi.. at 2009/09/30 23:44

제목 : 에네루프 충전지
첫 디지털 카메라 - Kodak z1275 리튬이온 배터리인 CR-V3을 살까 아니면 니켈수소 충전지를 살까 고민. CR-V3은 확실히 오래간다고 하는데 일단 충전기+2세트는 사줘야 해서 주머니가 넉넉치 못한 나는, 일반 충전지 2개로도 200장은 너끈히 찍을 수 있다는 말에 결국 자기위안을 삼으며 산요에서 나온 2800ah를 결제했다. 그러나 이 에네루프 충전지는 그 2800ah보다 용량은 작지만 (1600ah던가) 자연방전을 최소......more

Commented by 스카이 at 2009/09/01 20:58
똑딱이 들고 여행가면 "여행은 DSLR과 함께!" 란 생각도 들 수 있지..

파노라마 멋지다.
Commented by 유신 at 2009/09/01 23:26
그거 매고 다니느라고 내 어깨 빠지는 줄 알았음ㅋㅋ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너네 재범이 똑딱이가 더 좋아 보이지만
그냥 이 정도로 만족하련다
Commented by 유신 at 2009/09/06 17:21
너네가 아니라 '너나'였는데 오타로 인해 의미가 달라졌군ㅋ
Commented by 무지하다 at 2009/09/02 02:04
파노라마 기능 개성있어요 'ㅁ'/
Commented by 유신 at 2009/09/03 23:41
개성은 있는데... 잘 찍는 것이 어렵네요.
Commented by iyiki at 2009/09/07 22:38
파노라마 사진을 보니 눈이 시원하네~
갑자기 파노라마기능이 부러워진다.
Commented by 유신 at 2009/09/07 23:18
사실 저런 기능은 사족에 가까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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